„사비네와 이반“
7살짜리 딸
아이, 직장생활, 단란한 가정..
어느 한
여름 평상시 같으면
전혀 내리지 않았을
지하철 역에서 하차하여
이반을 만나기 전까지
사비네에게는 사실 상
부족할 것 없는
일상이었습니다. 딱히
이 지하철 역을
내렸어야 했던 이유는
새로운 모델의 핸디를
구입하려 상점에 가야
했던 터라 마리아
힐퍼 거리의 핸드폰
상점 가까운 지하철
역 입구를 바쁘게
나서려던 사비네는 더
걸음을 뗼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역전의 거리 찌는
듯한 한 여름
두텁한 겨울 상의를
입고 두 다리도
없이 굽은 두
손 조차 내밀어
자신의 옆에 서
있는 물병 조차
집을 수 없는
노숙 걸인 이반이
먼저 눈에 들어
왔기 때문입니다.
신발조차 녹아
내릴 것 같은
무더위 아스팔트 위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구걸은 커녕 그냥
내버려 두면 금방
죽을 것만 같은
애처로운 이 노인을
두고 차마 걸음을
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비네는 결국
이날 핸드폰 구입
같은 건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뒷전에 두고 올
수 밖에 없었던
이반의 삶이 또
죽움이 너무 무섭고
사비네 자신이 한
없이 초라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사비네는
기억해 낼 수
있는 오스트리아 내의
모든 구호 단체에
다 전화를 해서
이반의 상태를 알리고
절절히 도움을 요청했지만
어떠한 단체에서도 구체적인
도움을 약속 받지
못했습니다. 사비네의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결국 단체 차원에서는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다는 무책임한
대답을 들어야 하는
사비네는 점점 분노에
휩싸이면서 가슴은 먹먹하고
아파오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반의 죽어가는
모습을 그냥 눈
앞에 그리면서 외면만
할 수는 없었기에
평소에 자주 이용하던
인터넷의 ‚커뮤니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