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목표는 지식의 증진과 진리의 씨뿌리기이다. (케네디)
-스스로 배울수 있도록 준비해 주는데 교육의 목적이 있다. (L.O.)
-교육은 그대의 머리 속에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씨앗들이 자라나게 해준다. (갈릴 지브란)
처음 한글학교의 교사가 되었을 때 잘 가르치겠다는 열정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였습니다. 물론 열정과 사랑이 교사의 기본 자질이지만 외국에서 한국어를 접하는 이곳 아이들과 함께하는 한글교육에서는 보다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교수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곤 하였습니다. 다음의 각각의 사항들은 지금 비엔나 한글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효과적인 교수법입니다.
<효과적인 교수법>
-뚜렷한 학습목표를 통한 교과서 활용: 초등, 중등학년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를 통한 학습자의 창의적 국어 사용 능력을 극대화시킴
-다양한 교자재 사용: 전학년
시청각자료, 교육보조자료등을 통한 학습자의 주의집중을 이끌어 학습목표에 도달하도록 합리적으로 설정함
-놀이나 게임, 역할체험 교수법: 유치반, 저학년
학습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흥미를 돋을 수 있는 교수학습방법을 실시함
-토의식 교수학습법: 고학년, 중등학년
공동학습토론을 통해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집단사고를 통하여 명확한 결론을 이끔
-개인에 따른 교수법: 전학년
학습자의 학습능력과 성취수준을 고려하는 수준별 학습활동적용
-사랑에 따른 교수법: 전학년
학습자를 사랑으로 교육하며 더 나아가 한글에 대한 사랑을 전함
또한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에게 맞는 외국에서의 한국어 교육을 위한 실질적인 교수이론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다음의 교수법을 이해하고 적용한다면 보다 나은 수업이 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과 문화적 배경>
朴 甲 洙 (서울대)
1. 머리말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적어도 일본의 對馬島에 1727년 외국어학교 「韓語司」가 설립된 것만은 분명하다. 부산에서 조선어 학습 체험을 한 유학자 雨森芳洲는 1720년 7월 對馬 藩主에게 조선어 학습소 「韓語司」 설립을 건의하였다. 이는 조선 통신사를 맞을 조선어 「通詞」의 절대적인 부족을 느껴, 유능한 「通詞」를 기르고자 함에서였다. 그러나 일본과 對馬藩의 여러가지 사정으로 「韓語司」의 설립은 바로 실현되지 못하였고, 1727년에 와서야 그 설립을 보게 되었다. 이 때 12-17세의 청소년 30명이 입학하였다(松原孝俊, 1997). 따라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의 역사는 적어도 270여년이 되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은 이렇게 자국에서 꾀해지기 시작했다기보다 해외에서 먼저 시작되었고, 그 교육의 방법도 다른 외국어의 교수법의 원용을 받아 국내에서보다 외국에서 활발히 연구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한국어 및 한국학을 연구하고 강의하는 대학이 약 50개국에 약 300개교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서울대학교 어학연구소를 비롯하여 여러 대학에서 한국어 교육 기관을 두고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어 근자에 이 방면의 연구물이 다소 나오고 있으나 빈약한 편이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의 정책은 이제 입안 단계에 있어 실용과는 거리가 먼 편이다. ‘한국어 교육에서 무엇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하는 교육과정은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 다행히 1997년 제1차 한국어 능력시험을 치러 그 얼개가 이제 겨우 마련된 편이다. 앞으로 이러한 얼개를 바탕으로 한국어 교육은 그 추진 방향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필요 불가결한 것이다. 그것은 세계 도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어를 학습하려 모여들고 있고, SATII 한국어에 대한 준비와 같이 현실적으로 수행하여야 할 우리의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 교육에 원용될 수 있는 외국어 교육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의 방법, 다시 말해 교수법은 하나의 잣대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못 된다. 그것은 학습 대상, 학습내용, 학습 목표, 학습 환경 등에 따라 이들의 장단점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효율적인 한국어 교육을 위해 한국어 교수법의 장단점을 개괄해 보고, 바람직한 교수의 한 방법으로 민속지적 방법, 언어의 문화적 배경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살펴보기로 한다.
2. 한국어 교육의 교수법
한국어 교육의 교수법은 주로 오디오 링갈 어프로치(Audio-lingual approach)에 의존하고 있다. 외국어의 교수법은 일찍부터 여러가지 방법이 개발되어 다양한 방법이 활용되어 왔다. 한국어 교육에도 이러한 교수법이 적절히 원용되어야 하겠다. 전통적인 외국어 교수법으로는 문법을 습득하고, 문장을 번역하는 교수․학습이 중심이 된 文法-飜譯法(Grammar -translation method)이 쓰였다. 이러한 문법번역법은 19세기 중반에 말하는 외국어교육의 필요에 의해 비판을 받게 되어 새로운 교수법을 대두하게 하였다. 이때 개발된 것이 自然法이다. 이것이 20세기에 들어와 개발된 直接法(direct method)의 기초가 되었다. 직접법은 20세기 전반 구미에서 번창하였고, 1920년대 후반에는 직접법과 문법 중심의 교수법을 병합한 교수법이 외국어 교육의 주류를 이루었다. 1940-60년대에는 구조주의 언어학 및 행동주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외국어 교수법이 개발되었다. 이것이 외국어 학습이란 새로운 습관의 형성이라 보고, 의미보다 문장의 구조를 중시하고 구두연습과 문형연습을 강조하는 이른바 오디오 링갈 어프로치(Audio-lingual approach)란 것이다. 1960-70년대에는 생성문법 이론자들에 의해 이 A-L법이 비판을 받았고, 1970년대 이후에는 새로운 교수법과 커뮤니커티브 어프로치(Communicative approach)가 제창되었다. 이때의 새로운 교수법(non-conventional)이라 일러지는 것이 全身反應法(Total physical response), 침묵법(Silent way), 공동사회 언어 학습법(Community language learning), 암시법(Suggestopedia), 자연법(The natural approach) 등이다. 이 밖에 의사소통 능력의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협의의 커뮤니커티브 어프로치와 근자에 각광을 받는 퍼포먼스 베이스드 인스트럭션(Performance based instruction)이 있다. 이들은 각각 장단점을 지닌다. 따라서 바람직한 한국어 교육을 위하여 이들의 장단점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A-L법은 언어 재료를 구두연습을 통해서 학습자에게 습득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이해(recognition), 모방(imitation), 반복(repetition), 변화(variation), 선택(selection)이라는 다섯 개의 언어 학습 단계를 거쳐 자동적으로 말할 수 있게 하고자 하는 교수법이다. 이의 장단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장점
① 철저한 구두연습을 통해 말하기 듣기 연습이 잘 된다.
② 반의 인원수가 어느 정도 많아도, 또한 학습자의 실력에 차이가 있어도 사용할 수 있는 교수법이다.
③ 초급은 물론 중급의 레벨에도 사용할 수 있다.
④ 원칙적으로 모어 화자가 교사이므로 바른 발음을 학습할 수 있다.
단점
① 실제의 장면과 관련이 없는 기계적 패턴연습을 하므로 학습이 단조해지고, 학습의욕을 잃게 할 수 있다.
②어느 정도 기계적 연습이 잘 된다 하여도 실제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③초기 단계부터 모국어 화자와 같은 빠른 속도로 발음하도록 요구하므로 실력 없는 학습자는 자신을 잃게 된다.
④ 연습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므로 실력이 없는 학습자는 끊임없이 긴장감에 쌓이게 된다.
⑤ 학습자의 상상 및 자주성을 살릴 수 없다.
⑥ 교사는 항상 그 모어의 화자가 아니면 안 된다.
둘째, T.P.R은 구두연습보다 듣기 훈련을 중시하고, 청취한 말을 신체로 반응함에 의해 그 정착을 기도하려는 것이다. 이의 장단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장점
① 무리하게 처음부터 발화하지 않아도 되므로 새로운 언어에 대한 스트레스와 불안이 적고, 학습할 때 안심이 된다.
② 어린이와 같이 집중력이 모자란 사람에게 어울리는 교수법이다.
③ 교사의 발화에 따라 몸을 움직이므로, 학습한다기보다 게임을 한다는 편안함이 있다.
단점
① 청해력에서 발화력으로 말처럼 용이하게 이행이 되지 않는다.
② 발음지도 및 교정이 충분치 못하다.
③ 학습자의 자발적 발화가 쉽게 나오지 않는다.
④ 유아가 아닌 학습자에게는 학습내용이 실제의 자연스런 언어운용과 거리가 있다.
⑤ 추상적 개념의 도입이 어렵고, 명령문만으로 어휘나 문법을 모두 가르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⑥ 어른들은 어린이와 같이 명령에 따라 반응하는 데 저항감을 가지기도 한다.
셋째, 沈黙法은 교사가 가급적 말을 하지 않고 교구를 사용하여 지시하고, 학습자는 이 지시에 따라 발음, 어휘, 문법 연습을 하는 방식이다. 이의 장단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장점
① 장시간에 걸쳐 발음을 습득하므로 바른 발음을 익힐 수 있다.
② 한 번 밖에 들을 수 없으므로 집중력을 높이고, 청해력을 기를 수 있다.
③ 내적 기준을 형성, 바로잡으므로 자주성이 길러진다.
단점
① 학습내용이 인공적으로 되기 쉽다.
② 언어의 네 기능의 밸런스가 취해지지 않는다.
③ 적은 인원의 학습에 한정된다.
④ 색종이 또는 색채 막대 등 교구의 용법을 정통하는 데 상당한 훈련 시간을 요한다.
⑤ 초기에는 교사가 통제하므로 학습자의 자주적 발화가 드물다.
⑥ 초기에는 특수한 어휘, 단문의 학습을 하게 되므로 실용성이 의심스럽다.
⑦ 오용의 정정 과정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넷째, CLL은 상담 학습(Counseling learning)이라고도 일러지는 것으로, 교실을 일종의 공동사회로 보아 교사인 카운셀러와 학습자인 의뢰인이 협력하여 목표 언어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가운데 언어를 학습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장점
① 초기 학습단계에서 표현이 잘 안 될 때의 불안, 스트레스를 제거할 수 있다.
② 카운셀링이라는 일종의 치료를 하므로 어학 학습에 좌절한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③ 처음부터 추상적인 것,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단점
① 인원이 많을 때는 적당하지 않은 소인수의 교수법이다.
② 학습 내용이 학습자에 의해 선택되므로 체계화하여 도입하기가 어렵다.
③ 학습자의 모국어를 충분히 구사할 뿐 아니라, 번역 능력이 있는 교사를 필요로 한다.
④ 학습자의 모국어가 몇 개에 걸칠 때 이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
다섯째, 暗示法은 암시에 의하여 학습자의 의식을 「무의식의 레벨」로 인도하여, 학습자의 잠재적인 학습 능력을 활성화하여 학습을 촉진하고자 하는 방법이다. 이의 장단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장점
①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기억력이 증대된다.
② 편안한 상태에서 학습하므로 학습자는 스트레스나 공포감을 제거할 수 있다.
③ 유아화 및 롤 플레이를 통해 자기 해방이 꾀해져 솔직한 기분이 되어 학습이 촉진된다.
④ 회화문은 실사회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것을 다뤄 학습자의 흥미도 끌 수 있다.
⑤ 본문은 학습자의 흥미를 끄는 재미있는 것이고, 번역을 하게 되므로 학습 내용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풍부하다.
단점
① 소인수 그룹에 한정된다.
② 커리큐럼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할 수 없어 이 교수법은 어느 연령에나 쓰일 수 있는 것이 못 된다.
③ 교사 교육에 시간이 걸리고, 교사의 육성과 확보에 문제가 있다.
④ 학습환경 정비에 상당한 경비가 든다.
여섯째, 自然法은 전통적 교수법이라 보는 것으로, 실제적 커뮤니케이션의 장에서 행해지는 언어의 사용에 바탕을 둔 것이다. 이는 청해를 우선하는 일종의 직접법이다. 이의 장단점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장점
① 긴장이나 불안이 없는 상태에서 언어의 습득이 가능하다.
② 학습자가 말하기를 강요받지 않아 이러한 압력에서 해방된다.
③ 문법구조의 자연스러운 단계적 습득 순서를 찾을 수 있다.
단점
① 초급 단계의 학습자 교수법이다.
② 이해활동 위주의 교육이다.
③ 이해활동이 말하는 능력을 함양한다는 보장이 없다.
④ 활동 및 화제의 실라버스는 있으나, 언어 사항의 실라버스가 없다.
일곱째, 커뮤니커티브 어프로치는 의사소통 능력 육성에 중점을 두는 교수법으로, 이는 「개념/기능 실러버스」가 중심을 이루는 것이다. 이의 장단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장점
① 학습의 목적, 필요성에 따라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현실 언어에 가까운 것이 처음부터 학습될 수 있다.
② 전달력을 기르기 위한 교수법이므로, 문법을 이해하고서도 이를 적절한 장면에 쓰지 못하는 학습자에게 알맞다.
③ 교재가 실사회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학습자의 흥미를 끌기 쉽다.
④ 문맥과 장면에 어울리는 적절한 표현․행동이 학습된다.
단점
① 반드시 언어 운용능력의 습득을 보장해 주는 것이 못 된다.
② 기능항목 중심의 교수 학습이어 문법 학습은 버금 가는 의미를 지녀 단계적․체계적으로 도입하기가 어렵다.
② 교사가 스스로 교재를 선택 작성하여야 하므로, CLT법을 전공한 교사가 필요하다.
③ 문법중심의 교수법이 아니므로, 어떻게 문법을 도입할 것인가 명확치 않다.
④ 현실장면의 언어사용에 바탕을 두어, 표현 형식 등이 꽤 복잡하여 초급 레벨에서의 사용은 충분한 검토를 필요로 한다.
⑤ 의미전달이 중시되는 나머지 문법적 정확성이 경시되기 쉽다.
마지막의 Performance based instruction은 커뮤니커티브 어프로치를 확장 발전시킨 것이다. 이의 교수 원리는 다음과 같다(Ho-min Sohn, 1997).
a. Learner-centeredness
b. Personalization
c. Contextualization
d. Authenticity
e. Task-basis
f. Goal orientedness
g. Sequencing
h. Accuracy concerns
i. Language-culture integration
j. four-skill integration
k. Fact-act balancing
l. schema building
이와 같이 교수법은 어느 한 가지가 최상의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학습 대상, 내용, 목적, 환경에 따라 알맞은 교수법을 선택 활용해야 한다. 한국어 교수 학습에는 이러한 여러 가지 교수법 가운데 직접법, A-L법이 주로 활용되고 있고, 이 밖의 소위 새로운 교수법은 거의 활용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하와이대학을 비롯한 미국에서는 퍼포먼스 베이스드 인스트럭션이 환영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러버스, 곧 교수 요목의 선택도 교수․학습을 좌우하는 것이다. 실러버스는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고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목표 언어 조사에 의하여 얻어진 자료를 어떤 측면, 또는 원칙에 의해 자르느냐에 따라 실러버스의 설계가 달라진다. 실러버스는 構造的 실러버스, 機能的 실러버스, 場面 실러버스, 話題 실러버스, 技能 실러버스, 課題 실러버스와 같은 것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들도 각각 장단점을 지닌다.
構造的 실러버스는 한국어 교육에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언어의 구조적인 면에 바탕을 둔 것이다. 기본적 문형 및 문법 항목, 어휘를 빠짐없이 제시하고, 쉬운 것에서부터 어려운 것으로 배열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따라서 학습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체계적인 학습을 원하는 사람과 장기간에 걸쳐 학습하고 한국어로 전문 교육을 받으려는 사람에게 어울리는것이다. 그러나 이는 문형의 표현 의도와 문맥을 함께 제시하고 있지 않은 경우 이를 언제, 어떤 문맥에서 사용하여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 밖에 학습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 어느 정도 학습이 진행된 뒤가 아니면 나오지 않으므로 단기의 학습자에게는 어울리는 것이 못 된다.
場面 실러버스는 장면을 중시하는 것으로, 이는 학습자가 행하는 여러 가지 커뮤니케이션의 장면을 분석하여 그 장면에서 사용되는 어휘․문형을 단계적으로, 계통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내용이 실질적이어서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데 필요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에게 적절하다. 이 실러버스의 문제점은 그 전형적인 대화를 암기 학습하게 되므로 다른 장면에 부딪칠 때 응용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장점은 학습한 것과 같은 상황, 장면일 때 유창한 회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구조적 실러버스, 기능적 실러버스와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다.
話題 실러버스는 어떤 토픽을 내어 놓고 이들 화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가운데 관련되는 어휘, 문형, 표현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중․상급용이라 일러지나, 배려를 잘 한다면 초급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실러버스는 학습자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할 수 있어 만족감을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실러버스를 활용하기 위하여는 학습자의 화제를 조사해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화제에 대한 흥미가 동일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무엇을 다루느냐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技能 실러버스는 언어의 네 가지 기능에 대한 학습이 중심이 된다. 구체적으로는 ‘이들 각각에 대해 어떤 말하기, 어떤 읽기를 할까?’와 같은 하위 기능을 찾아내어 그 하나하나를 학습 항목으로 선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은 초․중급 단계에서는 따로 다루는 일이 별로 없다. 교재의 각 과나 단원에서 부분적으로 다룬다. 상급에서도 기능 실러버스는 거의 독립시켜 다루지 않는다. 부교재나 보조 연습에서 다루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課題 실러버스는 목적어를 학습하여 무엇을 달성하느냐 하는 관점에서 학습 항목을 배열하는 것이다. 이는 타스크(task)를 순서대로 배열하고 필요한 표현 및 어휘를 제시한다. 이는 최근에 채용된 실러버스로 실제로 언어 운용을 하면서 목적어를 배우는 경우에 어울리는 것이다. 이 실러버스도 기능 실러버스처럼 이것만 독립시켜 중심 교재로 다루는 일은 거의 없는 것이다.
학습자의 필요성이 다양해지고 있는 오늘날 하나의 실러버스로 한정하여 교수․학습을 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각 실러버스의 장점을 살려 필요하다면 두세 개의 실러버스를 조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많은 경우 구조, 장면, 화제 등 복수의 실러버스를 조합한 교재가 개발되어 있고, 이러한 교수․학습이 꾀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실러버스에 따라, 앞에서 살펴 본 교수법도 달리 선택될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어의 교육에 있어서도 이러한 실러버스의 운영의 묘미를 살려야 할 것이다.
3. 문화 배경의 교수․학습
외국어로서의 어떤 언어를 교수․학습하기 위하여는 언어항목뿐만이 아니라, 이와 관련이 있는 문화항목도 마땅히 교수․학습되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말을 쉽고 흥미롭게 학습할 수 있다. 더구나 커뮤니커티브 컴피턴스를 기르려 할 때 그러하다.
언어결정론(linguistic determinism)은 수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언어와 사회․문화의 관계는 밀접한 것이다. Lado는 「언어는 문화의 색인」이라 하였거니와 언어에는 이를 사용하며 살아온 민중의 문화가 반영되어 있다. 여기서 문화란 우리의 경우 탈춤이나 판소리 시조와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문화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생각하는 법, 일을 처리하는 법, 행동하는 양식, 가치관과 같은 것을 의미한다. W. Goodenough는 「Culture, Language, and Society」(1963)에서 문화를 실세계의 경험과 현상세계의 경험 및 과거의 노력을 일정한 목적을 위해 조직하는 방법이라 보고,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문화는 그것이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기준,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기준, 어떻게 느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기준, 무엇을 할까를 결정하는 기준, 어떻게 일을 계속하여 해 나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문화를 이렇게 규정할 때 언어에 반영된 문화란 어떤 것인가? 이것은 말을 바꾸면 광의로 언어의 문화적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적인 배경은 어휘와 문법에 다 같이 나타난다. 이러한 특성은 대조언어학, 대조표현론에 의해 확인된다. 근자에는 사회언어학, 화용론, 화행론, 비평적 언어학 등에서도 이것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외국어 교수에는 이러한 연구 성과가 활용되어야 한다. 그것은 언어 표현이란 표현의 문법성 못지 않게 사회언어학적 적격성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정중한 사과를 할 때 우리는 「죄송합니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고 하는데, 이를 직역하여 영어 사회에서 「I'm sorry. I have nothing more to say.」라 하게 되면 건방지고 불손한 표현으로 수용되는 것이 그것이다.
따라서 Communicative Competence를 중시하는 오늘날의 외국어 교육에서는 이러한 사회적인 규칙에 대한 교수․학습을 중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각종 구문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뒤에 시간이 남으면 학습할 한가로운 사항이 아니다. 더구나 외국어 교육이 모국어 화자와 같은 언어 능력을 기를 수 없다고 하여 미리 포기하고 언어의 기계적인 구사로 만족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외국어 교육에 반영하여야 할 문화적 요소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이는 그 구분이 상대적인 것이긴 하나 크게 구조적인 요소와 운용적인 요소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구조적인 요소로는 특정한 형태를 지니는 어휘와 문법을 들 수 있다. 어휘는 사회, 문화, 제도 등 광의의 문화를 반영하는 단어가 이에 해당된다. 영어의 해양어, 일본의 비, 에스키모인의 눈, 한국어의 감각어의 발달이 이러한 것이다. 우리의 경우 역사적으로는 「화백, 골품제도, 국자감, 훈민정음, 탕평책, 민적, 호패, 왜정」과 같은 것을 들 수 있고, 현대어로는 「문민정부, 시국사범, 양심수, 구조조정, 초토세, 수능, 도우미」 따위를 들 수 있다. 특히 보기의 앞엣 것과 같은 것은 민족학적인 설명을 필요로 한다고 하겠다. 이 밖에 단어의 유연성의 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어원과 관련되는 것인데, 한국어의 경우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어원을 밝히기가 어려우나, 교육에 필요한 정도의 밝힐 수 있는 어원을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겠다. 「푸르다(<草), 붉다(<火), 맛(<食品), 이바지(<供饋), 살(<元旦)」은 단일어의 예이고, 「눈물(淚水), 목숨(頸息), 한숨(大息),바늘귀(針耳), 장가가다(入丈家), 비호같다(如飛虎), 쏜살같다(如飛矢)」는 합성어의 예이다. 이들 가운데 「눈물, 목숨, 한숨,」은 영어의 경우 「tear, life, sigh」와 같은 단일어이며, 「바늘귀」는 「needle's eye」와 같이 같은 합성어이나, 그 결합된 형태소의 개념을 달리한다. 이러한 조어에 대한 설명은 학습자의 흥미를 자아낼 것이다. 그리고 명명의 일반화와 세분화도 문화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다. 영어의 경우 「rice」 하나로 통용되는 것이 우리의 경우는 「벼, 쌀, 밥」으로 분화되고, 영어의 「wear」, 「strong」이 우리의 경우 각각 「입다, 신다, 쓰다, 매다, 끼다, 걸다, 달다, 바르다, 차다, 기르다, 띠다」 등과 「진하다, 세다, 커다랗다, 단단하다, 독하다, 강하다」 등으로 대응되는 것이 이러한 예이다. 이들의 구체적인 예를 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말의 이러한 경향은 일본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wore a jacket. 입다... 着る
wore black shoes. 신다... はく
wore glasses. 쓰다... かける
wore a tie. 매다... しめる
wore a ring. 끼다... はめる
wore a hat. 쓰다... かぶる
wore a neckrace. 걸다... かける
wore a decoration. 달다... つける
wore a perfume 바르다... ぬる
wore a sword. 차다... さす
wore a mouthtache. 기르다... はやす
wore a smile. 띠다 ... うかべる
a strong coffee 진한 커피... 濃い
a strong horse 힘이 센 말... 强い
a strong possibility 커다란 가능성... 大い
a strong stick 단단한 막대...固い
a strong whisky 독한 위스키... 强い
a strng will 강한 의지... 强固な
이 밖에 「break-부수다, 찢다, 깨다, 파괴하다」, 「brother-형, 동생, 언니, 오빠」, 「cold- 춥다, 차다」, 「cut-자르다, 끊다, 베다, 깎다, 다듬다」, 「hot-덥다, 뜨겁다, 맵다」, 「life-생명, 생활, 인생(일생)」, 「wash-씻다, 빨다」, 등도 이러한 예이다. 이 밖에 우리말의 감각어는 상대적으로 분화된 대표적인 어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색채어 영어 yellow에 해당한 말을 보면 다음과 같다.
노랗다, 누렇다, 샛노랗다, 노르께하다, 노르끄레하다, 노르므레하다, 노르스름하다, 노릇하다, 노릇노릇하다, 노르톡톡하다, 노리께하다, 노리끄레하다, 노리톡톡하가다, 노릿하다, 노릿노릿하다, 누르께하다, 누르끄레하다, 누르므레하다, 누르스름하다, 누릇하다, 누릇누릇하다, 누르칙칙하다, 누르특특하다
이들 어휘와는 달리 오히려 영어 단어가 더 분화된 경우도 있다. 「꽃-flower, bloom, blossom」, 「가락- finger, toe」, 「닭-hen, cock」, 「무릎- knee, lap」, 「벌레-insect, worm」, 「보다-look, watch, see」, 「상처-wound, injury」, 「소-bull, cow, calf」, 「시계-watch, clock」, 「푸르다-blue, green」 같은 것이 이러한 것이다.
문법은 우선 도미문과 산열문의 차이를 볼 수 있다. 이것은 사고방식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다. 주어를 흔히 생략한다는 것은 우리말의 특성이다. 특히 「나」, 「너」와 같이 언어적 맥락이나 사회적 맥락으로 보아 그것을 알 수 있는 경우에는 생략한다. 이것이 우리의 언어문화다. 서구어의 주어를 일일이 번역하면 그것은 우리말 아닌 우리말이 된다. 한 예를 들면 공항에서의 다음과 같은 것이 우리말의 바른 모습이다. 여기에 주어가 삽입되면 안 된다.
Hello, I am Nancy. 안녕하세요? 낸십니다.
Hello, I am Suni. 안녕하세요? 순입니다.
Hello, Nancy. 안녕하세요?
Oh, You are Yongsu. 그래, 영수구나.
This is my mother. 우리 어머니에요.
Hello, Mrs. Park. 안녕하세요.
Hello, Nancy 어서 와요.
이 밖에 관용어와 속담도 문화적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형태적인 면뿐 아니라, 개념적 면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더구나 그 의미는 조성 요소 A+B=AB와 같이 지시적 의미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X×Y=Z와 같이 사회적 의미를 지니는 것이 보통이다.
경을 치다, 괴발 개발 그린다, 눈이 맞다, 담을 쌓다, 등골 뽑다, 등 치다, 마음을 쓰다, 말발이 서다, 머리를 올리다, 바가지 긁다, 바람이 나다, 발이 짧다, 뽕도 따고 임도 보고, 삼수 갑산에 가는 한이 있어도, 손끝이 맵다, 손발이 맞다, 인상 쓰다, 입이 닳도록, 죽 쑤다, 찧고 까불다, 찬밥 더운 밥 가린다, 코가 땅에 닿다, 퇴짜를 맞다, 한눈을 팔다, 허물 없다, 헛물 켜다, 혼쭐이 나다
이것은 관용구의 예들이다. 다음은 속담의 예이다. 이들은 다 사회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간에 기별도 안 간다, 개밥에 도토리,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금강산도 식후경, 꿩 먹고 알 먹는다, 남대문 입납, 남의 친환에 단지, 보리죽에 물 탄 것 같다, 썩어도 준치, 아닌 밤중에 홍두깨, 억지 춘향이, 저녁 굶은 시어미 상이다, 중 술취한 것, 촌년이 아전 서방을 하면 날 샌 줄을 모른다, 춥기는 사명당 사처방이다, 홍길동이 합천 해인사 털어 먹듯, 황희 정승네 치마 하나 가지고 세 어이 딸이 입듯.
다음에는 운용적인 요소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언어는 사회적 규범에 따라 여러 가지 변이형을 생성해 낸다. 다시 말하면 사회적인 규칙에 따라 서로 다른 독자적인 표현을 형성해 낸다. 예를 들면 차를 후진하다 남의 차를 잘못 들이받는 장면을 보고, 「잘 한다!」고 하는 것이 이러한 것이다. 이는 지시적 의미 그대로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 운전을 잘못한 것을 조소한 것이다. 이 말은 순수한 언어적인 문맥의 한계를 넘어 언어외적인 상황을 고려한 뜻이다.
인간의 언어행위는 좁은 뜻의 문법규칙에 의해서만 규제되는 것이 아니고, 발화행위가 일어날 때의 사회적인 여건에 의해 규제된다.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면이나 상황, 대화자 사이의 사회적 관계, 대화의 주제와 같은 사회적인 요소에 의해 표현 형태에 제약이 가해지는 것이다. 그리하여 많은 상황변이형(situational variants), 또는 기능변이형(functional variants)이 산출된다. 따라서 정상적인 언어생활을 하기 위하여는 문법성에 관한 지식 외에 다음과 같은 사회언어학적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황적륜, 1997).
① 언어표현의 명제적 의미만이 아니라, 사회적 의미를 이해하고 쓰는 데 필요한 규칙에 대한 지식
② 언어를 사물 지시적 기능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회적 기능으로 이해하고 쓸 수 있는 능력
③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무엇에 관해 말하느냐 등 발화행위의 사회적 상황에 따라 적절한 표현을 골라 쓸 수 있는 능력, 나아가서는 언제 말을 해야 되고 언제 침묵을 지켜야 하는지 등에 관한 지식
이러한 언어 능력이 커뮤니커티브 컨피턴스로, 이는 지시적 기능 외에 여러 가지 사회적 기능을 갖는다. Jacobson(1960)의 여섯 가지 언어 기능도 이러한 것이다. 모국어의 경우는 물론 외국어의 표현에서도 이러한 언어의 기능은 잘 알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안녕하십니까?」, 「진지 잡수셨습니까?」, 「How are you?」가 인사말로, phatic function을 지니는 말이라는 것을 모르고, 지시적인 기능으로 받아들여 일일이 자기의 상황을 설명한다면 그것은 우스개가 될 것이다. 사실 개화기에 한 신부가 「신부님, 어디 가십니까?」라고 하는 인사말을 지시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여 이에 대한 설명을 하느라고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는 구체적인 기록을 보여 주고 있기도 하다.
그러면 학습에 반영하여야 할 문화적 요소로서의 언어의 운용적 요소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이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대우법을 들 수 있다. 이상재 선생의 일화에 왜경이 집에 와 문밖에서 「이리 오너라」하고 찾으니, 「오냐, 나간다.」 하는 것이 있다. 왜경이 의외의 반말에 항의하였더니, 선생은 상대방이 반말을 하니 이쪽도 반말을 한 것뿐이라고 응수하였다. 이는 선생이 일경을 골탕을 먹이고자 꾸민 것으로, 언어의 사회적인 기능으로 볼 때는 수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이리 오너라.」는 그 댁의 하인을 부른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요소로는 「장면 전환(contextual transfer)」을 들 수 있다. 이는 적합하지 않은 다른 장면에 전환함으로 웃음거리를 만들거나, 재앙을 빚는 것이다. 안부를 잘 묻는다는 것이 「선친도 안녕하신가?」와 같이 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social incompetence는 대화의 상대방과 관련이 있는 것일 때 더욱 심각한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 앞에서 예를 든 「죄송합니다.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를 직역하여 영어권에서 사용하는 것도 이러한 예라 하겠다. 어떤 상황을 동작주적인 표현을 하느냐, 비동작주적인 표현을 하느냐 하는 것도 문화적인 특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영어에 비해 우리말은 동작주적인 표현을 즐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것은 영어는 수동태가 발달되어 있는데, 국어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것이 그 증거이다. 이 밖에 시각의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가다/오다」의 용법이 영어와 차이를 보이는 것이 그것이다. 영어권은 청자중심의 표현을 하여 「I will come there right away.」나 「I came over your house last night.」라 하는데 대하여 우리말은 화자중심의 표현을 하여 「내가 곧 그리 가겠다.」, 「나는 어젯밤 너희 집에 갔었다」와 같이 가고 오는 것이 바뀌는 것을 보여 준다. 그리고 우리의 언어생활에 넘쳐나는 비유도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발상이 같거나 비슷한 것도 있지만 다른 것이 더 많다. 이러한 비유의 표현도 개성적인 것이 아닌, 민족지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은 외국어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따로 학습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다음에 용모와 관계되는 비유를 몇개 들어 보기로 한다.
젓가락같이 말랐다(thin as a toothpick), 쭈그렁 바가지 같다(like prune), 올챙이 배(a pot belly), 닭살(goose pimple), 무다리(piano legs), 주먹코(a bulbous nose), 민둥산(bald as a billiard ball), 실눈(eyes like slits), 뱅어 같은 손가락(lily-white hands)
이상 언어의 문화적 배경, 다시 말하면 사회언어학적 요소와 이의 교수․학습의 필요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외국어 교육의 목적은 모국어 화자와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자는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문법적인 문장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 못지 않게 커뮤니커티브 컴피턴스를 키워 주어야 한다. 이는 언어의 문화적 배경, 다시 말하면 사회언어학적 요소를 체계적으로 교수․학습하여 언어의 사회적인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야 일차적인 의미 전달만이 아니라, 부차적 의미까지 제대로 파악, 화자의 참뜻을 이해하게 된다. 이는 목적어와 현지어가 다를 때 더욱 그러하다. 언어의 문화적 배경에 대한 교수․학습의 의의는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4. 맺음말
외국어 교육의 방법은 다양한 것이 개발되어 있다. 이것은 그만큼 넓은 의미의 교육의 장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학습 대상, 학습 내용, 학습 목표, 학습 환경 등에 따라 교육의 방법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의 하나는 현지 언어와 목표 언어의 차이와 발상의 차이를 인식한다면 학습하고자 하는 외국어는 그만큼 잘 학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언어의 문화적 배경을 학습한다는 것은 이러한 언어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함에도 이러한 문화적 배경을 교수․학습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어를 효과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된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어 교육의 전부이거나,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여기서 이러한 교육을 논의한 것은 한국어 교육에서 이러한 교수․학습이 등한히 되고 있기에 이를 반성하고 개혁하자는 데 오히려 의의를 둔 것이다.
언어의 문화적 배경에 대한 교육은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기 위한 지식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식 교육은 언어의 사회적 기능을 보다 충실하게 드러내게 할 것이다. 언어의 교육이란 일차적 의미 파악도 중요하나 그 이상으로 화자의 참뜻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능은 언어의 문화적 배경을 학습함으로 획득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어 교육에는 이러한 문화적 배경, 말을 바꾸면 사회언어학적 요소를 교재에 반영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교육할 일이다. 그러나 이것이 지나쳐서는 곤란하다. 그것은 communicative competence를 기르는 데 기여하고,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선에 그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또 한국어교사 양성 프로그램, 또는 연수 프로그램에 언어의 문화적 배경에 대한 교육도 포함, 실시하여야 한다. 교육의 주체는 아무래도 교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언어학적인 소양을 취득하게 하기 위해서는 role playing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부 사회언어학자가 시도하듯 사회언어학적인 요소에 대한 원리를 성급하게 끌어내 일반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는 학습자를 오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조표현론의 입장에서 교수․학습함이 필요하다 하겠다.
많이 아는 것과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습자에게 의미있는 학습으로 체계화시켜 지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동안 비엔나 한글학교는 인터넷 [비엔나 한글학교 홈페이지]를 통하여 학년별 학습계획안을 작성, 보다 뚜렷한 학습목표 실행과 각 학년별로 체계화된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유치반 역시 3단계 교육방법을 도입, 우리한글의 특성인 낱글자중심의 체계적인 단계학습으로 앞으로 학습자의 학업 성취가 높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작성하며 나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앞으로 '좋은 수업'과 '좋은 교사'가 되고 싶은 소망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