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어린이에게서도 배울 점이 많다는 점은 익히 알고 있는 점이지만, 가끔식은 우리 친구들의 생각이 깊이가 상상보다 훨씬 깊은 것이어서 정말 깜짝 놀라게 됩니다.
우선, 새 학기에 다시 시와 이야기의 차이점에 대해, 그리고 그 특성에 대해 복습을 했는데,
우리 친구들이 아주 정확히 내용을 이해하고 있어서 즐겁게 공부를 시작했던 시간 이었던 것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예를들면 시에는 운율이 있어서 노래하듯이 읽어 지는데, 이 특징을 위해서 같은 단어가 반복되어 사용된다는 것, 어느 친구 하나 이런 시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 해 주지 못하는 사람이 없었답니다.
물론, 이런 특징대로 시를 예쁘게 읽어 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날 배운 시는 성묘를 다녀오는 아버지와 아들 (어린이)가 황금 빛으로 잘 익은 벼가 가득한 논두렁 길을 걸으며 손바닥으로 벼를 훑어 지나가면서 간지럽게 다가오는 그 느낌을 흐르는 냇물에 손을 담근 것 같다고 표현한 시 였는데, "성묘"에 대해 설명하면서 돌아가신 조상의 묘지를 살피는 추석의 전통에 대해 함께 이야기 했습니다.
우리 친구들, 어쩐지 시에 나오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해 그리워 할 것 같은 마음이 짠하게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특히나 아들에서 아들로 전해지는 우리 전통을 생각하니, 남자 어린이 수가 훨씬 우세한 우리 반 친구들 어깨도 무거워 지는 것 같아 보였답니다.
이야기의 종류에는 설화도 있고, 신화도 있고, 동화도 있고...이런 이야기가 서로 다른 점은 구전되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들과 작가를 알 수 있도록 기록되어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도 우리 친구들과 함께 공부했습니다. 구전되는 이야기는 그 내용의 역사적인 사실보다 내용이 주는 교훈의 의미가 훨씬 더 커서 입으로 대대로 전해지다가, 후기에 기록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우리 친구들이 스스로 확인해 주었답니다.
교과서의 이야기 '능텅감투'를 배우면서 감투를 쓰면 모습이 보이지 않는 내용 때문에 제가 어린시절 아주 유명했던 만화 투명감투 (도깨비 감투)생각이 났었습니다. 다음 시간까지 이 투명 감투가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우리 친구들이 나름대로 상상한 이야기를 들려 줄 터라 저는 벌써부터 기대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마지막 시간에는 로이스가 강력 추천하는 일본의 돌고래 포획에 관한 타규멘터리 영화를 잠시 감상했습니다.
전통적으로 고래고기를 특별한 별미로 식탁에 올리는 일본의 문화를 생각하면 계속적으로 고래포획이 유독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만, 국제적으로 이미 금지된 고래사냥에 대해 지독하게 잔인한 방법으로 멸종의 위기까지 고래를 잡는 일본사람들의 고집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 다큐에서 지능이 높은 돌고래가 포획되어 너무 좁은 공간에서 살게 되자 더 이상 숨 쉬는 것을 의도적으로 중단해 '자살'을 시도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는데,
우리 동우 " 선생님, 사람이 자연을 망가뜨리면 자연이 다른 방법을 또 찾는데 그 때는 어떻게 해요?"
라고 묻습니다.
지금도 동우의 이 질문이 제 마음에 깊이 남아 그 해답을 찾으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 인류가 자연을 거스려서 그 자연이 더 이상 우리와 친화되지 못하고 전혀 다른 방법으로 생존을 하게 되면 그 이후 우리 인류는 거스린 자연의 법칙을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지...크게 고민이 됩니다.
동우와 우리 친구들의 세대에게 우리가 물려 줄 자연은 자연 그 모습 그대로 일 수 있기를 애써 노력하려 합니다.